래퍼 창모(23·구창모)가 대구지하철 참사 비하 논란에 대해 “철이 없던 시절 불찰을 뼈저리게 반성 중”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14년 전 비극을 잊지 않은 사람들은 분노를 거두지 않았다.
창모는 12일 인스타그램에 “몇 년 전 썼던 가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 내 가사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문제의 가사는 스무 살쯤 무료로 공개했던 아마추어 시절 곡이다. 스스로 어리석음을 깨닫고 곡을 내리고 사과문을 게재했다”고 적었다.
이어 “최근 불거진 이 일(논란)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질책에 공감한다. 나도 그 가사에 대해 깊게 반성 중”이라며 “내 음악에서 두 번 다시 그런 가사는 없을 것이다. 비판을 밑거름 삼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창모는 2013년 발표한 ‘도프맨'(Dopeman)에서 “니들 랩 옷은 대구네 참사 난 니 페이에”라는 가사를 썼다. 대구지하철 참사를 비하한 것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가사였다.
대구지하철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남일동 중앙로역 열차 안에서 라이터로 휘발유통에 불을 붙여 뿌린 방화 사건이다. 승객 192명이 화염 속에서 사망했다. 당시 희생자들이 가족 친구 연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뒤늦게 공개돼 전국을 깊은 슬픔에 잠기게 만들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처럼 추모의 발길이 전국에서 이어진 대형 참사였다. 추모는 14년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창모가 사과했지만 사람들이 분노를 거두지 않은 이유는 그래서다.
창모의 인스타그램 사과문 아래에는 “비극을 조롱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 “세월호 희생자를 조롱한 극우 사이트 네티즌과 다를 게 없는 행동이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