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한당’ 살리자”…열혈마니아 ‘불한당원’까지 생겨

입력 2017-06-12 16:56

흥행에 참패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열혈마니아들이 자발적으로 ‘릴레이 상영회’를 열고 있어 화제다.

‘불한당'은 범죄 조직의 1인자를 꿈꾸는 재호(설경구 분)와 범죄 조직을 잡으러 감옥에 위장 잠입한 경찰 현수(임시완 분)의 이야기를 담은 느와르 영화. 지난달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돼 기립박수를 받는 등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불한당’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SNS 막말' 논란에 휩싸이면서 흥행에 참패했다. 변 감독의 말이 지역 차별적이고, 여성 차별적이라는 비난이 일면서 ‘불한당 안 보기’ 운동도 벌어졌다. 11일 기준 총 관객은 91만8814명으로 손익분기점(230만명)에 한참 못 미친다. 칸영화제 후광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대로 묻혀버릴 뻔했던 영화는 ‘불한당 마니아’를 자처하는 열혈팬들 덕에 재조명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스스로를 ‘불한당원’이라고 부르는 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생겨나 자발적 릴레이 상영회를 열고 있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영등포 CGV, 메가박스 코엑스 등 서울 곳곳에서 상영회가 열렸다. 8월에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4000석 규모의 야외 상영도 추진 중이다. 불한당원들은 상영회 때마다 똑같은 드레스코드를 지정해 관람하는가 하면, 주인공들의 교도소 복장과 출소 후 입은 정장을 주문 제작해 입기도 한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불한당’ 팬들이 콘텐츠를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불한당당’을 소개했던 영화잡지의 재인쇄를 요청하거나 각종 공유사이트에 올라오는 불법 다운로드 파일을 적극적으로 색출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