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文대통령 시정연설 혹평…“언 발에 오줌 누기” “알맹이 없다”

입력 2017-06-12 16:52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한 것과 관련해 야당이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시정연설 대부분을 추경에 할애하면서 청년과 소방관, 여성 등을 향해 ‘감성적 일자리론’을 폈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식’ 일자리 대책만 나열했다”며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대책 없는 대책이었다”고 깎아내렸다.

정 수석대변인은 또 문 대통령이 국회에 협력을 당부한 것도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언론을 통해 ‘읍소하러 간다’고 사전홍보를 하면서 제1야당을 빼놓고 3당이 기습적으로 추경 심사를 합의한 것은 처음부터 협치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당을 제외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3당이 추경안 심사에 착수키로 합의하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시정연설에 박한 평가를 내렸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한마디로 외화부실(外華不實), 겉은 화려하지만 알맹이가 없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추경은 공무원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다. 이번에 제출된 추경안에는 시급한 민생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예산이 빠져있고 가뭄피해 대책도 없다”며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을 갖췄는지 따져볼 일”이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청년실업, 소득양극화와 같은 장기적·구조적 관점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을 추경으로 해결하겠다는 건 논리적 모순”이라며 “무턱대고 찬성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 대변인은 이어 “일자리, 특히 공무원 채용에 대한 ‘절박성’과 ‘시급성’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라며 “정확한 수요예측과 평가 없이 졸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