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시작되자 민주당 일부 의원은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약 29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입장과 퇴장 시점을 포함해 총 16번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야당 의원 자리로 이동해 첫줄에 앉은 김성원 곽상도 의원 등과 악수를 나눴다. 이어 뒷줄로 가서 서청원 정갑윤 이주영 윤상현 나경원 원유철 등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에게는 두 손으로 악수하며 예우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사전 환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환담 전 국회의장과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한국당이 불참한 자리에서 추경안을 심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반발해 대통령과의 환담장에 가지 않은 터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를 '일부러' 찾아갔다. 정 원내대표는 "연설이 끝난 뒤 누가 '대통령이 (정 원내대표) 자리로 찾아오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보니 문 대통령이 오셨기에 인사하며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야당석에서 인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다시 민주당 쪽으로 와서 뒷줄에 앉은 민주당 소속 이해찬 문희상 이석현 박영선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이어 국민의당의 주승용 정동영 박지원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주호영 바른정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도 악수를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와도 반갑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이 야당 의원을 직접 찾아가 악수를 청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 의원 일부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시정연설이 다 끝난 뒤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설 내용에) 별다른 것은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