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위한 시정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의 박수를 14번 받았다. 29분6초간 이어진 연설에서 일자리와 청년, 국회 협조를 강조할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과 퇴장 때까지 합치면 총 16번이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후 2시5분쯤 여야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의원들만 기립해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입장하면서 여야 의원들과 악수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도 문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다.
하지만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기립만 한 채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각자 ‘야당무시 일방통행 인사참사 사과하라' ’국민약속 5대원칙 대통령은 이행하라' ‘인사실패 협치보기 문재인정부 포기하라' 라고 쓰여진 피켓을 각 의원석 앞 모니터에 부착해 문 대통령에게 항의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주요 키워드로 ‘일자리’(44번) ‘청년’(33번) ‘국민’(24번) ‘함께’(8번)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일자리와 청년을 위한 추경 편성에 국회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은 정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야당과 여당이 함께 힘을 합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제19대 대선 당시 여야 모두 일자리 창출을 공통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의 고용상황이 너무나 심각하다”며 “그래서 지난 대선 때 우리 모두는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좋은 일자리 만들기가 우리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9분6초간 이어진 연설을 마치고 단상 아래로 내려와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로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야권 중진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끝자리에 앉아있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이 다가오자 기립해 악수를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