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 지 아세요?"(한사랑선교회 간사)
"글쎄요. 1960년? 아님 1948년?"(서울대 ○○과 1년)
명문 서울대생인지 의심스러웠다. 몇몇 학생은 6·25 전쟁이 몇년도에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전쟁의 아픔은 남의 일인 듯 했다.
6·25 음식먹기 국민운동 행사가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자하연 앞 광장에서 한사랑선교회(대표 김한식 목사) 주최로 열렸다.
이 운동은 한국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기 위해 27년째 열리고 있다.
특히 오늘의 풍족한 삶에 감사하고 절제하며 북한 구원 운동을 위한 기독교 회개와 이웃사랑 실천운동이다.
서울대 한사랑선교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피난시절에 흔히 먹었던 주먹 보리밥, 쑥개떡, 수제비, 풋고추, 된장 등을 만들어 학생과 교직원들이 직접 맛볼 수 있는 시식체험 행사로 진행됐다.
행사를 준비한 한사랑선교회 총무 박재남 목사는 "표면에 나타난 어떤 위기보다도 근본적인 것은 우리 국민 정신인 의식의 문제"라며 "이러한 의식의 개혁이 각자 나로부터 시작해 우리 교회와 온 국민 가운데 회개의 물결로 일어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6·25 음식을 정성껏 준비한 연성희(46·주부) 경기도 광주 희년한사랑선교회 집사는 "전쟁의 아픔을 모르고 남북통일 문제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언론과 학교 등에서 이 나라 국민들의 안보교육에 더 힘써 달라"며 기도와 관심을 당부했다.
한사랑선교회 대표 김한식 목사는 인사말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은 매년 유월절 마다 쓴나물과 누룩이 없는 떡을 먹으며 애굽에서 구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 드렸다"며 "이것이 그들을 2000여 년간 나라를 잃고도 존재할 수 있게 했으며 자기 땅으로 돌아오게 한 힘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이어 "감사는 은혜를 알때 나오는 것이며 감사하는 사람은 남에게 또한 은혜를 베푸는 이웃사랑의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며 "그러므로 이 운동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중요한 영적 각성을 통한 윤리와 도덕의 회복운동"이라고 했다.
대한민국기독인총연합회(회장 박세준 전도사)가 마련한 '북한 인권 사진 전시회'도 관심을 모았다.
전시회를 준비한 고영혁(24·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3년)씨는 "남한 내 1000만 그리스도인이 무색할 만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다. 한국교회는 북한 동포의 아픔을 더이상 침묵해선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영섭(49)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원은 "6·25 때 음식을 먹고 열악한 북한 주민의 사진을 보면서 동포 사랑을 생각했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빨리 남북 관계가 좋은 쪽으로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학기에 '북한학개론' 수업을 들었다는 최다인(19·서울대 경제학부 1년)양은 "남북 통일은 늘 생각한 주제"라며 함께 온 동료와 6·25 음식을 먹고 연방 웃음꽃을 피웠다.
행사를 주최한 한사랑선교회는 1971년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기독 대학생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북한 주민을 위한 국수공장을 설립해 후원했고 미스바 비상 구국기도성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현재 전국 13개 지부와 주요 대학 및 직장,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 필리핀 등 16개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의 010-7734-4070, hansarang.org)
글=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