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실시된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예상대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레퓌블리크 앙마르슈가 압승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 전체 577석 가운데 400~450석 정도를 차지, 77%를 석권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런데 너무 큰 압승이어서 오히려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1958년 출범한 프랑스 제5공화국하에서 치러진 총선들 가운데 최대 승리가 된다. 나폴레옹에 버금가는 막강한 ‘현대판 군주’가 출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정도 의석을 갖게 된다면 굳이 야당들의 협조를 얻지 않아도 원하는 법안을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있어 ‘불통의 리더십’을 펼칠 것이란 걱정이 벌써부터 제기된다. 심지어 군부독재와 비슷한 일당독재의 나라가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마크롱의 압승은 일찌감치 예상됐었다. 기존 양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은 의석이 한 석도 없는 마크롱의 중도신당에 몰표를 던지는 것으로 양당 체제를 심판했다. 아울러 극우와 극좌 세력이 득세하는 것을 보아온 유권자들이 ‘중도’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크롱의 중도당을 제외한 다른 당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몸집을 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