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순혈주의 외교부 개혁에 강경화만한 적임자 없다"

입력 2017-06-11 12:06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11일 대선 공약이었던 '슈퍼우먼 방지법'을 발의하며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그만한 적임자 없다"며 임명 찬성 입장을 밝혔다.

심 대표는 "청문회 검증 과정에서 나온 여러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금 순혈주의에 빠져 있는 외교부를 개혁하고 외교 원칙을 실현하는 데 강경화 후보자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 결과와 업무 적격성을 종합해 월요일(12일) 아침에 우리 당의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가 '대표 발의자'로 참여한 '슈퍼우먼 방지법'은 배우자의 유급 출산휴가 확대 등 부부 공동육아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심 대표는 "육아와 돌봄은 부모의 공동 책임임을 제도화하고 사회와 국가의 지원으로 '가족 없는 노동'을 '가족과 함께하는 노동'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법안"이라며 '고용보험법'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슈퍼우먼 방지법으로 통칭되는 두 개정법안은 육아휴직 급여액을 월 통상임금의 100분의 6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이 규정한 육아휴직 급여액 상한은 150만원, 하한은 80만원 수준이다. 아울러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유급 3일에서 30일로 늘리고 30일을 모두 유급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육아휴직 기간은 현행 12개월에서 16개월로 늘리도록 했다. 심 대표는 또 최소 3개월 이상 육아휴직 신청을 제도적으로 의무화해 부부가 반드시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하는 '아빠-엄마 육아휴직 의무할당제'도 도입하도록 했다. 아울러 사업주의 근로자 출퇴근시간 선택제 허용을 의무화, 부모들이 출근시간을 자유로이 조정해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과 상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심 대표는 "맞벌이 시대는 왔지만 맞돌봄 시대는 따라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족 없는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고 대한민국 여성들은 슈퍼우먼이 될 것을 강요받고 있다"며 "저는 이 만인의 불행을 강요하는 고단한 삶을 바꾸어 내겠다고 약속드렸다"고 했다.

아울러 "육아의 사회적 책임이 실현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눈치보기' 직장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이에 대해선 근로기준법의 개정, 가족친화인증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육아·돌봄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이 없도록 관련 법감독 및 처벌 강화 등 추후적인 입법발의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번 법안 발의엔 같은 당 김종대·노회찬·윤소하·이정미·추혜선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정성호·진선미, 국민의당 채이배, 무소속 김종훈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슈퍼우먼 방지법 대표발의는 심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을 실현한다는 이른바 '약속법안' 발의 일환이다. 정의당은 추후 탈핵, 차별금지법 제정, 선거연령 인하 및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위한 법안 발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