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았다. 데뷔 18년 만에 첫 내한공연을 가졌지만 미흡한 진행, 비싼 입장권 가격, 립싱크로 반감된 감동, 공연을 앞두고 불거진 장외 악재가 겹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스피어스는 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브리트니 라이브 인 서울 2017'을 개최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었다. 스피어스는 1999년 데뷔한 뒤 앨범 홍보를 위해 2003년 방한했지만 콘서트를 개최한 적은 없었다. 내한공연은 처음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촬영해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사진과 영상에서 공연장의 열기는 예상만큼 뜨겁지 않았다. 무대 앞 객석의 경우 의자를 절반만 준비할 정도로 예매됐고, 일반석 역시 완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촬영 지점에 따라 텅 빈 느낌까지 들게 했다.
공연은 시작을 앞두고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스피어스가 입국했던 지난 9일 경호 문제부터 불거졌다. 스피어스의 경호를 맡은 업체 직원으로 알려진 남성은 당시 인스타그램에 “브리트니 스피어스 양X 때문에 X고생”이라고 해시태그로 적었다. 같은 업체 소속으로 전해진 다른 직원은 “양X 때문에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고 웃으며 댓글을 달았다.
이 글은 다른 인스타그램 이용자를 통해 전해졌고, 팬들은 항의했다. 두 직원이 인스타그램에 무릎을 꿇은 사진을 올리고 사과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공연 당일 주최 측의 미흡한 진행은 불붙은 논란에 기름을 쏟았다. 입장권 수령 장소 구분이 허술해 공연 시작 이후까지 입장권을 받지 못한 관객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공연 시작 30분 뒤 입장했다”는 후기도 SNS에 속속 올라왔다.
VVIP석 22만원, VIP석 16만5000원, R석 14만3000원, S석 12만1000원으로 입장권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었다. 일반석에 해당하는 A석은 9만9000원, B석은 6만6000원이었다. 스피어스 특유의 화려한 쇼만으로 립싱크 공연의 아쉬움을 달랠 수 없는 가격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