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업계 구인난에…" 이색 ‘마초대회’ 연 일본 기업

입력 2017-06-11 08:58
일본 철거업계의 마초대회 우승자 유스케 나가사키. 출처=CRASSONE.JP

구인난에 시달리던 일본의 한 기업이 '마초 대회'를 개최했다. 건축·건설 현장에서 '철거'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이 기업은 동종 업계의 남성 직원들이 근육질 몸과 강한 체력 등 거친 철거 현장에 어울리는 '남성미'를 뽐낼 수 있도록 일종의 '강한 남자' 선발대회를 열었다. 

대회는 철거 인력 모집을 위한 홍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철거산업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을 대중에 알리고 적극적인 도전과 관심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나고야 지역 언론은 최근 나고야 소재 기업 '크라손'이 “철거산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마초대회를 열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대회에 참가한 근로자 68명은 근육질의 탄탄한 몸을 가진 사람부터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정장 차림의 지원자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실제 철거 현장에서 못이 삐죽삐죽 튀어나온 목재를 들어 옮기고, 육중한 건설장비를 다루는 등 "힘 쓰는 거친 일"을 해보이며 누가 더 '마초적'인지 겨뤘다. 

우승은 아이치현의 철거회사에서 일하는 유스케 나가사키에게 돌아갔다. 잡지 편집장, 만화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나가사키씨는 두꺼운 목과 넓은 가슴을 가졌다”며 칭찬했다. 할아버지부터 3대째 철거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나가사카씨는 "한 살짜리 아들에게 자랑스럽게 나의 일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출처=CRASSONE.JP

일본 철거산업 관계자는 남성 중심적인 산업에서 나가사키씨와 같은 노동 인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 노동이 요구되는 직업이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하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금방 그만 둔다. 현재의 노동자들은 고령화되고 있으며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