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영국 총리, 보수당 내에서도 가시밭길

입력 2017-06-10 23:03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신화·뉴시스]

정치적 승부수였던 조기총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의회 의석 과반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메이 총리를 향해 보수당 내 원로들이 반년 후엔 총리를 교체할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언론들은 보수당 내 영향력 있는 원로 정치인들이 메이에게 ‘시한부 총리’ 선고를 내렸다고 전했다. 보수당 내 중진들이 ‘메이로는 안된다’는 데 뜻을 모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동당으로의 정권교체는 더더욱 피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신화·뉴시스]

  보수당 공식 블로그가 보수당원 1500명에게 설문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60%가 메이의 사퇴를 요구했고, 37%만이 총리직 유지를 옹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노동당의 지지율이 예상을 뛰어 넘게 치솟은 상황에서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집권당의 고민이다. 당장 메이를 대신할 당대표를 선출해 총리직을 자동 승계시킨다 해도 또다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8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노동당은 보수당에 불과 2%포인트 뒤진 40%를 득표하며 의회 내 보수당의 과반 의석을 붕괴시켰다.

  한편 메이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연합당과의 공조를 통해 자신이 이끄는 보수당 소수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고육책을 짜냈다. 메이는 바로 민주연합당과의 공조를 위한 협상에 들어갔고, 개각에 착수해 주요 부처 장관들을 유임시켰다. 보수당이 10석의 민주연합당과 연합하면 간신히 과반을 넘기게 된다.
알린 포스터 민주연합당 대표(사진 왼쪽)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P·뉴시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