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중국 싱가포르 외교수장 만남

입력 2017-06-10 17:00 수정 2017-06-11 07:46
비비안 바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왼쪽)이 지난 2월 2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뉴시스

중국과 싱가포르 외교수장이 남중국해 문제로 냉각된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만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비비안 바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11~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당초 주제인 경제협력을 넘어서 남중국해 문제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자 싱가포르를 설득할 예정이다.

중국은 싱가포르가 남중국해 문제에서 훼방을 놓는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지난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판결에서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자 싱가포르가 중국에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도 미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아 워싱턴을 찾아 우애를 과시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중국은 지난달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리 총리를 초대하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장갑차를 억류했다가 2개월여 만에 돌려주는 일도 있었다. 싱가포르가 중국과 사이가 안 좋은 대만과 군사협력을 실시한 것을 문제 삼아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고 압박을 강화한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천강 연구원은 “장관의 중국 방문은 두 나라가 교역과 안보 면에서 관계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두지펑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싱가포르가 자국의 이득을 해치지 말길 바란다”며 “특히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 있어서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