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이 줄이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카타르의 편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0일(현지시간) 전날 이스탄불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 당원들에게 “카타르 형제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형제애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바레인,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8일 공동 성명을 통해 카타르의 단체 12곳과 개인 59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이들이 테러단체와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근거가 없다”며 적극적으로 카타르를 감쌌다. 육해공 통로가 막힌 카타르를 위해 군 병력과 식량 지원을 약속하면서 제재 반대 입장을 밝혔다.
터키는 카타르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길 원하고 있다. 터키의 외교․정책 싱크탱크 경제외교정책연구센터(EDAM)의 잔 카사포그루 연구원은 “터키가 카타르를 지역 정책의 필수적인 기둥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카타르에 주둔하는 군대를 이유로 꼽고 “터키는 장기적인 지역정책을 갑자기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6일에도 카타르의 편을 들었다. 카타르와 관계를 돈독히 할 의지를 드러내면서 “당초부터 우리는 카타르 제재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우디 등 제재 동참 국가들이 “카타르가 테러를 조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카타르를 잘 안다”며 “정말 그랬다면 우리가 제재에 앞장을 섰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