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1985년 당시 직접 썼던 항소이유서에 얽힌 비화를 털어놨다. 청년 유시민이 쓴 항소이유서는 ‘판사들이 돌려 읽는다’고 알려질 정도로 명문으로 손꼽힌다.
9일 방영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에서는 순천과 보성에서의 잡학여행이 그려졌다.
이날 유 작가는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언급했다. 25세였던 유시민은 사건 배후조종자로 몰려 구속됐다. 그는 “누굴 때린 적도 없는데 폭력범으로 몰렸고 1년 6개월의 형을 받았다”며 항소이유서를 쓴 이유를 밝혔다.
유 작가는 “나는 (프락치 사건) 관계가 없는데 자꾸 형사가 만나자고 하더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잡혔다”며 “나는 진술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이미 주범이 돼 자백까지 했다는 진술서가 작성돼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담당 변호사가 항소이유서를 직접 써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직접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쓰는 데 14시간 정도 걸렸다. 퇴고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기에 모든 문장과 한자까지 다 외워 썼다. 감옥에 누워 첫 문장부터 마지막까지 머릿속에 모든 문장을 넣었다. 잘 안 나오는 볼펜으로 눌러썼다. 200자 원고지 100장 분량이다”고 설명했다.
유 작가는 “변호사가 그걸 우리 큰 누나 주면서 혼자 읽기 아깝다고 했다는데, 이후 그게 복사가 되면서 널리 퍼지게 됐다”고 말했다.
진서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