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고흐 ‘두마리의 꽃게’ 보며 ‘검찰개혁’ 떠올린 이유

입력 2017-06-09 15:14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두 마리의 꽃게’ 그림 사진을 올리면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줄줄이 좌천된 ‘우병우 사단’ 검사들이 지난해 박 의원이 문제제기했던 검사 리스트와 맞아떨어지면서 ‘박영선의 데스노트’라는 말이 회자되자 그림을 통해 견해를 밝힌 것이다. 

고흐의 그림에서 꽃게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뒤집혀 있다. 박 의원은 검찰의 현주소를 뒤집힌 꽃게에 비유하며 “꽃게는 한 번 뒤집히면 결코 혼자서는 돌아누울 수 없으며 그래서 게가 뒤집혔다는 건 죽음을 뜻한다”고 썼다. 스스로 개혁하지 못한 채 정권 맞춤형 수사를 해온 검찰의 구태를 비판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검찰 인사가 난 후 ‘박영선의 데스노트’라는 단어가 언론에 의해 덧붙여졌다. 진한 우울감이 몰려왔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내심 난 뒤집혀진 꽃게와 달리 검찰 스스로 돌아누울 수 있기를 바라며 시간을 기다려왔다”며 “하지만 이번에도 결국 내부 복원력을 갖지 못한 채 인사라는 칼에 몸을 내맡기고 말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의 동력은 결국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돌아누울 수 있는 복원력을 만들어주는 것,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개혁의 방향이어야 할 것”이라며 “검찰 인사와 고흐의 꽃게 그림이 우연히 오버랩되는 것은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의 복원력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의 산물”이라고 썼다.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대정부 긴급현안질의’에서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되는 고위검사 12명을 공개했다. 

김수남(58·사법연수원 16기)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김주현(56·18기) 전 대검 차장, 이영렬(59·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51·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 윤갑근(53·19기) 전 대구고검장, 김진모(51·19기) 전 서울남부지검장, 정점식(52·20기) 전 대검 공안부장, 전현준(52·20기) 전 대구지검장, 김기동(53·21기)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노승권(52·21기) 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 유상범(51·21기) 전 창원지검장, 이동열(51·22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이다. 

이 중 김 단장과 이 3차장을 제외한 10명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검찰을 떠나거나 문책성 인사로 자리를 옮겼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