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씨가 감옥에 갇혀 있는 어머니 최순실씨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최순실씨도 일반 면회를 할 수 있는 상태지만, 정유라씨는 '딸'이기 전에 '공범' 혐의를 받고 있어 허락되지 않았다.
정유라씨는 이날 아침 돌연 어머니 면회하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 집 앞에는 며칠째 취재진이 모여 있는 상태였고, 그가 향한 서울남부구치소 앞에도 기자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많은 취재진 앞에서 정유라씨는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 채 그냥 돌아서야 했다.
이런 상황을 놓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다. 법적인 문제 때문에 면회가 불가능하다는 건 변호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인데도 왜 굳이 헛걸음을 하러 간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구속영장 기각 후 두문불출하다 언론 노출을 무릅쓰고 집을 나선 점, 동행한 이가 취재진을 향해 '친절하게' 면회하러 간다고 알린 점, 결국 엄마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서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점 등이 '이상한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구속영장이 재청구될 수 있는 상황에서 동정 여론을 기대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주 기자회견 때 보였던 '당당한' 태도와 전혀 다른 모습을 두고도 말이 나왔다.
정유라씨는 9일 오전 서울남부구치소에 들어갔다가 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고 다시 나왔다. 그는 취재진에 "지금 법률상 어머니를 만날 수 없다고 해서 못 만났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와보려고 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만나고 싶어서 온 것이냐'는 질문에 정유라씨는 "네 그럼요"라고 답했다. '사이가 안 좋았다고 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진 것이냐'는 물음에는 "당연히 저희 어머니도 갇혀 계시니까 제가 딸로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유라씨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면서 계속 시무룩한 표정이었다. 목소리도 낮게 깔렸다.
정유라씨가 어머니를 접견하지 못한 것은 공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씨는 지난 4월부터 일반 면회가 허용됐다. 그러나 교정 당국이 딸이기 이전에 공범 혐의를 받는 정유라씨에게 면회를 불허할 것은 예상됐던 수순이다.
때문에 인터넷에는 정유라씨가 취재진에 얼굴까지 비쳐가면서 면회를 강행한 데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구속영장 재청구를 앞두고 혈육에 대한 동정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꼼수 아니겠느냐" "'감옥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딸이 면회 갔는데 못 만나게 한다'는 그림을 위한 연출 아니냐" 등의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정유라씨가 지난달 3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보여줬던 당당한 모습과 180도 바뀐 이날의 표정을 놓고 '계산된 행동'이라는 말도 나왔다.
정유라씨는 지난 3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돼 집으로 돌아간 뒤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검찰은 보강 수사를 마친 후에 정유라씨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