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임우재씨 ‘뇌물’ 혐의 내사… 이혼소송에 수사까지

입력 2017-06-09 10:23 수정 2017-06-09 11:1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49) 전 삼성전기 고문이 공무원에게 수억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 전 고문이 서울 중구청 A씨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최근 서울시 감사위원회로부터 ‘임 전 고문이 2014년 3월쯤 중구청 A씨에게 수억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수사의뢰를 받아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임 전 고문은 삼성전기 부사장이었고 A씨는 도심재생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다. 도시관리 계획을 입안하고 중대형 건축물 유지관리 등이 주된 업무였다. 호텔신라가 서울 장충동에 전통호텔 설립을 추진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경찰은 임 전 고문과 A씨의 돈 거래에 대가성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좌내역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초조사를 마치는 대로 임 전 고문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 자체 조사에서 A씨는 “임 전 고문에게 돈을 빌린 것뿐”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호텔신라 측은 “임 전 고문은 호텔 경영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며 “전통호텔 설립과 개인적인 일을 연결시키는 것은 억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 전 고문은 이 사장과 이혼소송 중이다. 2014년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이혼 및 친권자 지정 등 소송에서 이겼지만, 임 전 고문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항소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위자료·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별도로 내고 수원지법에도 이혼과 친권자지정,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수원지법 성남지원 항소심은 지난해 관할 위반을 이유로 원심을 파기했고 이 사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두 사람의 이혼소송은 서울가정법원이 1심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임 전 고문도 서울가정법원에 낸 이혼 및 위자료·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소송을 취하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