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개인 변호인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공식으로 또는 실질적으로 코미에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을 포함한 누구에 대한 수사도 코미에게 중단하라고 지시하거나 제안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대통령은 코미에게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코미의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수사를 결코 방해하려고 하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대통령이 내통 또는 FBI의 수사의 사법권을 방해하려고 시도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카소위츠 변호사는 "코미는 그가 친구들에게 기밀 대화를 담았다고 알려진 메모를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우리는 이 유출이 다른 수사 대상들과 함께 수사돼야 하는지를 적절한 기관에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오히려 '기밀 대화' 유출 혐의로 코미를 수사해야한다고 역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보수단체 행사에서 코미의 증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설에서 "그들이 거짓말하고 방해하며 증오와 편견을 퍼뜨릴 것이지만 옳을 일을 하는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새라 샌더스 허커비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코미 증언을 반박했다.
코미 전 FBI 국장이 이날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사실상 중단하라며 충성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내통하는 등 미국 대선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코미 전 FBI 국장은 지난달 9일 해임됐다.
특히 코미 전 FBI 국장이 두 사람의 대화를 담은 '메모'를 공개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존재를 시사한 '녹음테이프'가 공개되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