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 등 ‘좌천' 4명 줄줄이 사표… 검찰 물갈이 가속화

입력 2017-06-08 15:43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윤갑근 대구고검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를 통보받은 윤갑근(53·연수원 19기) 대구고검장과 김진모(51·연수원 19기) 서울남부지검장, 정점식(52·연수원 20기) 대검 공안부장, 전현준(52·연수원 20기) 대구지검장이 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봐주기 수사와 보수정권 ‘맞춤형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인적 쇄신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윤 고검장 등 4명은 이날 법무부의 검찰 인사 발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가 이들을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내자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법무부는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제기됐던 검사들을 수사 지휘 보직에서 연구·비지휘 보직으로 전보하는 인사”라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법무부 인사는 ‘우병우 라인'으로 검찰을 장악했던 이들과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정권의 입맛에 맞춘 수사로 논란을 일으켰던 이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문제 검사'로 분류된 이들이 줄줄이 옷을 벗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갑근 고검장은 이번 인사에서 핵심 타깃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위를 조사하는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우 전 수석 처가의 화성 땅 차명보유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 관련 의혹 등을 수사했다. 하지만 이후 부실수사 논란이 계속됐고, 우 전 수석이 팔짱을 낀 채 검찰 조사를 받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는 등 ‘황제 소환’이라는 비판도 불거졌다.

김진모 지검장 역시 우 전 수석과 연수원 동기로 대표적인 ‘우병우 라인’이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수사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냈다. 우 전 수석이 세월호 사건을 수사하던 광주지검에 외압을 행사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정점식 공안부장은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 법리 검토 및 대책을 총괄했다. 전현준 지검장은 이명박정부 때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MBC ‘PD수첩’ 제작진 4명을 기소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