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은 왜 늦어지나?

입력 2017-06-08 11:10 수정 2018-01-27 21:47
최충하 목사

최충하 목사, 예장대신총회 전 총무, 한국외항선교회 대외협력총무, 한기총 실행위원

지난 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은혜롭게 맞이하기를 한국교회가 염원하면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추진한 과제가 있었다. 그것은 6년간 분열이 지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통합’이었다.

이런 통합의 열망을 가진 결과, 주요 7개 교단장들의 성명서에 대한 각 총회의 찬성 결의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후반기에 여러 차례의 회의와 노력이 있었지만 통합이 무산되고 말았다.

올해는 법적 소송까지 겹쳐 한기총이 대표회장 직무대행 체제가 되어, 양 기관의 통합논의가 중지된 상태이다. 게다가 연합사업도 약화된 가운데 전반기가 다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통합이 늦어지게 된 원인은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1) '선통합선언 후통합논의'의 제안 거부, 2) 한국교회교단장회의의 주도적 개입, 3) 한기총을 사기관화하려는 세력의 활동.

여기에서 공통적인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의 유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우월적 확신에 빠져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지 않는 데에 있다. 특히, 한기총이 대표회장 3선 출마의 욕심으로 여러 차례 법적 소송과 분열의 아픔을 겪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연합기관은 특정 인물이나 교단이 주도하는 기관이 아니며, 교단이 크던 작던 주님을 높이며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교연은 대ᆞ중ᆞ소 교단들이 순환하여 대표회장을 맡으며, 7·7정관을 원안대로 따르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한기총은 7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총회에서 대표회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 새로 선출되는 대표회장은 과도기의 짧은 임기라 하더라도, 통합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주님을 높이지 못한 교만을 한국교회가 그리고 '나부터' 회개하는 것이다.

교회는 성령에 의한 봉사적 섬김공동체이다(롬 5:1-8:39). 섬김에 실패하면 성령은 떠나고 자기를 높이는 교만의 잡초만 무성하게 된다.

이제라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빛내기 위해 통합의 마지막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한국교회가 일치된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선도하며,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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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