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탑… 다시 생각나는 '우울증약 못먹어 자살한 의경'

입력 2017-06-08 00:01 수정 2017-06-08 00:01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해 병원으로 후송된 빅뱅의 탑(최승현·30). 이 사건이 때아닌 '연예병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약물 과다 복용을 몰랐던 경찰의 관리 소홀을 문제 삼았지만, 얼마 전 우울증 약을 제대로 먹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무경찰(의경)의 안타까운 사연과 비교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화여대 목동병원에선 7일 오후 탑 주치의의 브리핑이 있었다. 탑이 수면제를 과다하게 복용해 호흡부전이 왔으며, 여전히 기면 상태(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은 수면 상태)라고 밝혔다. 의식도 일반적이지 않고, 강한 자극에만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의식이 불안정하다'는 발표 뒤에도 인터넷에서는 '연예병사 논란'이 가열됐다. 특히 신경안정제를 제대로 복용하지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경 사례와 비교하는 글이 많았다. 

SBS가 5월 보도한 박모(22) 일경은 지난 2월 부대 배치 직후부터 우울증세로 치료를 받았고 신경안정제 등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박 일경은 약을 먹고 불침번을 서다가 잠이 든 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사유서'를 썼는데, '저녁에 약을 먹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신경안정제를 먹다 중단하기를 반복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박 일경은 신경안정제를 제때 먹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연예병사 논란'에선 박 일경과 달랐던 탑의 상황이 조명됐다. 행정소대장과 행정부소대장 앞에서 신경안정제를 먹었으며, 상관이 탑의 상태를 자주 확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자대에서 방출된 뒤 탑이 스트레스를 호소해 사건 당일 오전 점호 때도 깨우지 않았고, 1시간씩 상태만 확인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다른 대원이었어도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선 "박 일경은 약 때문에 졸았다고 사유서를 써야 했지 않느냐. 경찰이 과연 모든 대원에게 똑같이 대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탑은 6일 오전 서울 신정동 4기동단 생활실에서 평소에 복용하던 신경안정제를 먹고 의식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아 인근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된 그룹 빅뱅의 멤버 탑이 쓰러진 채 발견돼 중환자실에 입원한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 앞 재원 현황판에 탑의 본명 최승현이 표시되어 있다. 경찰에 따르면 탑이 평소에 먹던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한 상태로 추정되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탑은 지난해 10월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모(21·여)씨와 4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