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초대 인선에서 ‘낙마대상 1호’로 지목됐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세금탈루 등 신상 의혹들은 강 후보자를 압박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미결 상태로 넘어온 외교·안보 현안들은 어느 후보자보다 완벽한 자격을 요구한다.
강 후보자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의혹과 현안들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여당 의원들 역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근거와 해법을 요구하며 철저히 검증했다. 그에게 던져진 ‘의혹’과 ‘현안’은 각각 3가지씩으로 압축되고, 강 후보자도 이 6가지 답변에 많은 공을 들였다.
3대 의혹 질문과 답변
1. 2004년 서울 봉천동 주택 3채를 매도하는 과정에서 세금탈루
◇ 강경화: “전혀 몰랐다.” 2004년 미국 뉴욕 주한대표부에서 근무했다. 내 소유로 돼 있었고,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이웃의 한 사람이 ‘낡았으니 재건축하자’는 의견을 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표자 이름이 필요해 어머니가 주민 의견대로 내 이름을 올렸다. (…중략…) 어머니도 등기‧시공 등을 잘 몰랐고, 나도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2. 2004년 경남 거제 소재 딸 명의 부동산 투기
◇ 강경화: “사실무근이다.” 남편이 은퇴하고 생활하기 위해 남긴, 그리고 두 딸의 이름으로 된 집이다. (…중략…) 남편 소명은 거제도로 옴겨 은퇴 생활을 유익하게 지내기 위해 임야를 구입해 나무를 심겠다는 것이었다. 아이들 명의로 했던 이유는 그래야 자주 내려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실제로 아이들이 몇 차례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
3. 딸 위장전입
◇ 강경화: “공직자로서 판단이 매우 부족했다. 국민에게 사과한다.” 공직자로서 판단 매우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 빌어 (청문)위원들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당시 아이들은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아버지 안식년에 미국에 가서 고등학교를 1년 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이 국내로 돌아와 적응하는 문제가 걱정돼 엄마의 마음으로 잘 알고 있던 학교에 아이들을 부탁했다. 공직자로서 그야말로 판단이 부족했다.
3대 현안 질문과 답변
1. 사드 배치 적절성
◇ 강경화: “안보를 위한 결정이지만 국내 공론화 과정 부족했다.” (Q. 사드 배치를 중단해야 하는가) 우리 안보를 위한 결정이었다. (Q. 중단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핵심은 그 과정에서 국내 공론화 부족했고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한 점에 있었다. (Q. 기밀사항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한가) 문제의 핵심이 바로 그 부분이다. 국회를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개성공단 재개 여부
◇ 강경화: “북한 비핵화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기조 변화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 교류하고 협력하는 첫 걸음 된다는 점에서 동감한다. 그러나 개성공단 사업을 시작했던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향후 비핵화 진전, 국제사회 대북기조 변화 등 여건이 조성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3.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한일 합의
◇ 강경화: “굉장히 의아스러운 부분이 많다. 피해자 중심의 관점에서 지혜를 모아 일본과 대화하겠다.” 유엔에서 인권을 담당했던 입장으로서 한일 합의서는 의아스럽다. 이것이 피해자 중심의 접근인지, 과거 역사의 교훈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다.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동의하지 못한다. 합의가 존재하는(이미 이뤄진) 것도 현실이고, 지키는 것도 국제사회의 관행이다. 하지만 모든 방안 검토할 수 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과 관련 단체는 물론, 정부와 국민의 지혜를 모을필요가 있다.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 피해자의 마음에 와 닿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김철오 이종선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