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반려견 안락사시킨 동물병원… '대역' 강아지로 발뺌"

입력 2017-06-07 15:56
동물병원 측 착오로 안락사 당했다고 알려진 강아지 별이. 사진=견주 A씨 인스타그램 캡쳐

서울의 동물병원에서 손님이 맡긴 반려견을 실수로 안락사시킨 뒤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숨진 반려견 주인 A씨는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동물병원이 우리 개를 동의 없이 안락사했다"며 사연을 공개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단기 여행을 떠나며 4살 된 말티즈 '별이'를 한 동물병원에 호텔링(일시 보호) 서비스를 이용해 맡겼다. 지난 3일 여행에서 돌아온 A씨는 별이를 데리러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원장은 다른 강아지를 별이라고 하며 A씨에게 안겨줬다고 한다. 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아본 A씨가 자초지종을 묻자 원장은 "잠시 문을 열어놨는데 그 틈에 나갔다"고 해명했다.

A씨는 별이를 찾기 위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사례금 500만원을 내걸며 전단지까지 붙였다. 이런 노력은 결국 헛수고였던 셈이 됐다. A씨는 동물병원 측이 실수로 별이를 안락사한 뒤 화장까지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견주 A씨 인스타그램 캡쳐

A씨는 SNS에 올린 글에서 "사실이 드러나자 동물병원 원장이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너무나 큰 아픔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 27년 원장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 왔다고 자부했으나 한 순간의 실수와 착각으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반성하며 살아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왔다"고 했다.

A씨는 원장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43세 나이에 결혼도 안 하고 별이를 자식 이상의 딸로 생각하며 키웠다. 억울하고 분하다. 별이가 실종된 날부터 지금까지 그냥 죽고만 싶은 마음이다. 별이를 따라가고 싶다"며 심경을 밝혔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A씨는 병원에서 심신 안정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