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서는 수 년 전부터 ‘당뇨 대란’을 우려하는 실정이다. 과거에 비해 인스턴트나 가공식품 등의 노출이 증가하고, 야식이나 과음 등의 식생활이 사회 전반에 만연하면서 젊은 층에서도 당뇨환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당뇨병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2015년 약 320만 명으로 추산됐다. 당뇨병 전 단계로 불리는 공복 혈당 장애(650만 명)까지 합치면 무려 1천만 명에 육박한다.
당뇨가 위험한 이유는 당뇨 자체보다 당뇨가 가져오는 합병증 때문이다. 당뇨 수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신장을 망가뜨릴 뿐 아니라 고혈당으로 인한 끈적한 혈액이 혈류에도 악영향을 준다. 말초혈관이 손상되면 눈과 발 등에 병증을 일으키고, 대뇌동맥이 손상되면 동맥경화를 비롯해 뇌경색, 협심증 등 뇌·심혈관 질환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혈당 관리가 기본이다. 식사와 운동, 약물 요법을 병행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단은 혈당 수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식이요법이 가장 중요하다. 영양소를 골고루 구성하되, 당뇨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숙지하고 가려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에 나쁜 음식은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된 고지방 음식이다. 기름기 많은 육류나 가공육류, 내장류, 어패류 등이다. 염분이 많은 장아찌나 젓갈류, 치즈 역시 피해야 한다. 술은 열량이 높아 혈당을 불안정하게 하므로 가능한 삼가는 것이 좋다.
당뇨에 좋은 음식으로는 섬유질이 함유된 현미와 콩, 불포화지방산이 들어있는 고등어, 미네랄과 비타민이 포함된 양파 등을 꼽을 수 있다. 양파는 일본 사이토 요시미 박사팀의 임상시험을 통해 혈당을 낮추는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22명의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동안 양파즙을 꾸준히 복용시킨 뒤 혈당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환자들 모두 식후 혈당 수치가 평균 26%, 24주 후에는 39%나 감소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인 양파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지만, 위 실험처럼 양파즙으로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울러 양파는 껍질에도 영양성분이 풍부해 양파껍질을 물에 달인 양파물이나 양파차 등으로 즐길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지(2004)』에 따르면 양파껍질의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공복감을 줄여 비만과 당뇨에 효과적이다.
이에 건강식품 브랜드에서는 껍질까지 전부 갈아 넣어 만든 전체식 양파즙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양파즙부터 유기농양파즙, 무안양파즙, 자색양파즙 등 여러 제품군이 출시되어 있지만 양파 산지와 품종을 확인하기 앞서 제조 방식을 확인해야 한다. 양파를 물에 달이기만 하는 일반적인 제조방식으로는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식이섬유 등의 영양소를 추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기능식품연구원이 양파즙과 양파분말의 영양 함량을 측정한 결과, 양파분말이 비타민E, 식이섬유, 칼륨, 플라보노이드, 칼슘 등에서 양파즙보다 각각 2.84배, 7.57배, 1.9배, 10.92배, 8.96배 더 높았다.
아울러 양파즙의 맛을 내고자 사용하는 과당 성분은 당뇨를 악화시킬 수 있어 합성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는지 ‘원재료 및 함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홈페이지에서는 당뇨 환자들이 식단으로 선택한 음식의 총 열량을 쉽게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당뇨를 예방하고 정상 수치로 관리하기 위해 하루 식단의 열량과 영양 구성을 적절히 배분하는 한편, 당뇨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하여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