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사내문화' 개혁 몸부림… 성희롱·차별 직원 20명 '해고'

입력 2017-06-07 14:28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는 미국의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6일(현지시간) 사내 자체 조사를 통해 성희롱, 차별, 따돌림 등을 일삼았던 직원 20명을 해고했다.

지난 2월 우버의 전 엔지니어 수전 파울러는 자신이 성희롱과 성차별을 당했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회사의 간부들이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러 직원이 잇따라 성희롱, 성추행을 비롯한 인종차별, 보복 행위, 괴롭힘 등을 제기해 우버의 사내문화가 도마에 올랐다.

우버의 사내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27일 미국 IT업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 '애니타보르그 여성기술연구소(ABI)'는 우버와의 파트너십을 단절하겠다고 나섰다. ABI의 CEO 텔리 위트니는 우버가 그동안 여성 인력 처우 문제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파트너가 여성 기술자의 발전과 향상을 위한 조처를 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

이 같은 논란에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은 에릭 홀더 전 미 법무부 장관을 고용해 자체적인 사내문화 진상 조사를 했다. 우버는 법률회사인 퍼킨스코이를 통해 215건의 사내 문제가 된 사안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215건은 다음과 같다.
차별: 54건
성희롱: 47건
비전문가적 행동: 45건
집단 따돌림: 33건
괴롭힘: 19건
보복 행위: 13건
신체적 안전 문제: 3건
부당 해고: 1건

퍼킨스 코이는 215건 중 100건은 근거가 없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고, 57건에 대한 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고된 20명의 직원 외에 31명의 직원은 상담 및 교육을 받고 있으며 7명은 회사 내 경고를 받았다.

CEO 트래비스 칼라닉은 에릭 홀더 전 미 법무부 장관에게 별도로 사내 조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홀더 전 장관은 퍼킨스 코이의 조사를 바탕으로 우버에게 조언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 내용은 다음주에 공개될 예정이다. 직원들의 고발은 전세계를 걸쳐 접수됐으나 대부분의 민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접수됐다.


우버는 그간 직장 내 성희롱뿐 아니라 경영진 사생활, 사용자 데이터 부실 관리 논란 등으로 여러 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최근에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소송을 당했고, 런던 테러 시 2.1배 비싼 탑승비용을 요구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뉴욕주립대의 릭 로제인 법학 교수는 어떤 기업이 사내 성희롱 문제로 20명 이상을 해고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밝혔다. 로제인 교수는 "그렇게 많은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우버가 절실하게 사내 문화를 바꾸려 하는 증표"라고 전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