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단교 사태, 직항로가 없다… 불똥 맞은 슈틸리케호

입력 2017-06-07 09:19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카타르로 출국하면서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원정길의 노선의 바꿨다. 아랍 7개국의 카타르 단교 사태로 당초 계획됐던 직항로가 끊기면서다. 대표팀은 쿠웨이트를 경유해 적진으로 입성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카타르로 향하는 직항로가 사라졌다”며 “오는 10일 오후 1시10분 UAE 두바이공항에서 출발해 쿠웨이트를 경유한 뒤 오후 5시25분 카타르 도하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오는 13일 도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를 앞두고 인접국인 UAE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UAE가 카타르와 국교를 단절하면서 폐쇄된 항공 노선은 대표팀의 여정을 길게 만들었다.

대표팀은 경기를 나흘 앞둔 오는 10일 두바이에서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도하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예정됐던 이동 시간은 1시간. 하지만 이 노선은 끊겼다. 대체 항공편을 물색한 대표팀은 당초 계획보다 3시간 늘어난 쿠웨이트 경유 노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 예멘, 이집트, 리비아, 몰디브, 모리셔스 등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최근 카타르와 국교를 단절했다. 모두 아랍권에서 수니파로 분류되는 국가들이다. 단교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통신 SPA를 통해 “카타르가 무슬림형제단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를 지원해 안보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국가들 중 인접국은 카타르와 국경을 폐쇄했다. 육로나 항로 등 모든 교통 길 역시 끊겼다. 카타르 국적 항공사는 이 국가들의 영공도 지나갈 수 없다. UAE는 에미리트항공의 카타르 운항을 중지했다.

그 불똥은 고스란히 한국 축구대표팀에 날아들었다. 다만 일정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일정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에서 4승1무2패(승점 13)로 2위다. 2위까지는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 1위 이란(승점 17)과 승점 4점 차이다. 순위를 뒤집기 위해서는 2승이 필요하다. 반면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는 승점 1점 차이여서 한 경기 결과만으로 순위를 빼앗길 수 있다. 한국의 본선 직행은 여전히 불안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