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디토 10주년, 클래식계 아이돌에서 혁명가로

입력 2017-06-07 07:38
앙상블 디토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c)Jono Lee

‘클래식계 아이돌’ 앙상블 디토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4일부터 7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디토 페스티벌은 테마를 ‘카니발(축제)’로 잡았다.

 앙상블 디토는 2007년 기획사 크레디아가 클래식의 대중화를 목표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과 손잡고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음악감독을 맡은 용재 오닐 외에 다른 멤버들은 매년 조금씩 바뀐다. 그동안 스티븐 린·지용(피아노), 쟈니 리·스테판 피 재키브(이상 바이올린), 마이클 니콜라스·패트릭 지(첼로) 등이 거쳐갔다.

 뛰어난 연주실력, 호감 가는 외모에 세련된 옷차림 등으로 무장한 남성 연주자들로 구성한 앙상블 디토는 ‘실내악의 불모지’ 한국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특히 2009년부터 앙상블 디토의 외연을 확장해 피아니스트 임동혁 등 국내외 실력파 연주자들과 신예들을 초대해 ‘디토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앙상블 디토에 대해 처음엔 크레디아의 기획상품 정도로 평가절하 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매년 참신한 무대로 클래식 팬층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중음악과 적당히 섞은 크로스오버가 아니라 정통 클래식 음악으로 승부해 왔다는 점에서 단순히 꽃미남 앙상블이 아니라 한국 클래식의 지형도를 변화시킨 혁명가라는 찬사까지 나온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앙상블 디토는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 1위 없는 2위인 바이올리니스트 유-치엔 챙, 한국인 최초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문태국, 2016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우승자 김한 등 젊은 아티스트들을 영입하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새로운 앙상블 디토는 21일 ‘디베르티멘토’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해 페스티벌에는 앙상블 디토의 역대 멤버들은 물론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까지 참가할 예정이다. 정경화는 7월 1일 10주년 갈라 콘서트 ‘디토 파라디소’에서 디토의 신·구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다. 7월 2일 10주년 패밀리 콘서트 ‘카니발’은 지난 2009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면을 영상으로 매핑, 클래식 음악과 실시간 비주얼 퍼포먼스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프로덕션을 리바이벌한다.

 두 스타 연주자가 협연하는 ‘그랑 듀오’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14일 스테판 피 재키브와 용의 ‘디어 클라라’, 16일 용재 오닐이 일본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와 만난 ‘발라드’, 27일 임동혁과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의 ‘페노메논’ 등도 놓치면 아쉬울 듯 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