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중 호르몬요법 유방암 여성의 절반 "아이 낳았다"

입력 2017-06-05 16:39
유방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는 독성이 강해 난소에 영구 손상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젊은 여성 암환자들의 불임 걱정이 컸다. 
그런데 항암치료 도중에 호르몬 보조요법을 함께 받으면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이정언 교수팀은 2002년 1월~2012년 4월 유방암 수술을 받은 20세 이상 40세 이하 여성 82명을 추적 관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5일 밝혔다.

 국내에서 유방암 항암치료 동안 호르몬 요법을 병행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장기 실태조사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항암치료 동안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함께 투여했다. 이는 뇌하수체에 작용해 일시적으로 환자를 폐경 상태로 유도하는 약물이다.

 그 결과 41명의 기혼 환자 중 15명이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특히 기혼 환자 중 이미 아이가 있어 더는 출산 계획이 없거나 임신을 원하지 않았던 11명을 빼면 임신을 원했던 환자(30명)의 절반이 무사히 아이를 낳았다. 출산한 15명 중에는 항암치료 후 2명의 아이를 낳은 환자가 2명, 3명의 아이를 낳은 환자도 1명 있었다.

 이 중 조산이 있었던 환자 1명을 제외하곤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 사례도 없었다. 유산, 기형아 출산 등은 유방암 환자들이 항암치료 후 흔히 걱정하는 사례다. 출산한 환자 15명 중 12명(80%)이 모유수유를 6개월 안팎 지속할 정도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 교수는 “젊은 유방암 환자가 임신과 출산을 미리 겁낼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한국유방암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