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정 안보실 2차장, 임명 12일만에 사표…'구설' 탓?

입력 2017-06-05 16:04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멘토’로 불렸던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24일 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지 12일 만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김 차장이 업무과중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고,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오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 전 차장은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차장 임명 직후 교수 재직 시절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된 제보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성단체 쪽에서 김 전 차장의 처신에 문제가 있으며, 공직 수행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집중적으로 냈다고 한다. 윤 수석이 밝힌 ‘시중에 도는 구설’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을 지낸 김 2차장은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대선캠프 외교안보라인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문재인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도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외교안보라인 핵심인사가 낙마하면서 이달말 예정돼 있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오는 7일 예정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외교 리더십 공백이 길어질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굵직한 현안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