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술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맥주 소비가 많이 줄었고, 여기에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의 경기 침체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국제와인주류조사(IWSR)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세계 술 소비량이 전년보다 1.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년간 평균 0.3% 하락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특히 맥주 소비량이 1.8%나 감소했다.
맥주 소비 감소에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저개발 경제대국의 경기침체가 큰 역할을 했다. 중국의 맥주 소비는 전년보다 4.2% 줄었고, 브라질과 러시아에서는 각각 5.3%와 7.8%나 급감했다.
술 소비 감소세는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 1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연간 술 소비량은 8.9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980년만 하더라도 34개국 중 8위였다.
하지만 술 소비의 이면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은 “현재 우리나라 술 소비량은 1인당 8.9ℓ인데, 2000년과 2010년 9ℓ 정도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에서는 식사를 하며 와인이나 맥주를 소량으로 자주 마시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소주 중심의 폭음 문화가 주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월간 폭음률은 2005년 36.2%에서 2010년 39.8%로 증가했다가 2015년 38.7%로 다소 감소했으나 꾸준히 30%대 후반을 맴돌고 있다. 월간폭음률은 만 19세 이상 인구 중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의 경우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자의 경우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사람들의 비율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