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플피디아] “지구온난화는 허구”… 음모론 빠진 미국 대통령

입력 2017-06-04 08:03 수정 2017-06-04 09: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를 음모론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기체의 영향보다 태양 활동에 의한 자연 현상이라는 비주류 과학자들의 주장을 그는 맹신하고 있다. 그는 2013년 5월 26일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밖이 매우 춥다. 지구온난화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It's freezing outside, where the hell is global warming?)”

그는 이 트윗에서 5월 하순에 느낀 추위를 이상하게 여겼지만, 정작 지구온난화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학계의 정설을 무시했다. 그러면서 지구온난화를 ‘환경 상업주의자’ 또는 유럽 중국이 미국의 경제발전을 방해할 목적으로 벌인 공작으로 몰아간다. 그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1. 지구온난화 음모론자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논리는 대선후보 시절 구호만큼 간단하고 빈약하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추위를 느끼면 음모론을 제기해 왔다. 그가 트위터 운영을 시작한 2009년 5월 5일부터 4일 현재까지 ‘매우 춥다(It's freezing)’고 적은 7건의 트윗은 모두 지구온난화를 부정할 목적으로 작성됐다.

2012년 11월 8일에는 이렇게 비꼬았다. “뉴욕엔 지금 눈이 내리고 매우 춥다. 우리에겐 지구온난화가 필요해!” 2013년 12월 7일에는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학계와 환경단체에 자연재해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궤변을 늘어놨다. “텍사스에서 테네시 쪽으로 눈폭풍이 이동하고 있다. 나는 지금 로스앤젤레스에 있다. 매우 춥다. 지구온난화 음모론으로 인한 대가는 매우 비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음모론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지구온난화의 상식을 뒤집을 자료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관리청(NOAA)은 지난해 지구의 온도가 14.83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세기 지구 전체 평균 온도인 13.88도보다 1도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NOAA가 188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하고 가장 높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료들을 인용하지 않는다.

픽사베이 제공

2. 결국 ‘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수단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파리협정의 비구속적인 조항 이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파리협정이 미국 경제를 해치고, 미국 근로자들을 좌절시키며, 미국의 주권을 약화시켜 미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파리협정 탈퇴 선언은 그가 그동안 주창했던 미국 우선주의의 결과였다.

세계 195개국은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 온실기체에 대한 획기적 감축, 지구 평균기온 상승 억제를 약속했다. 이 약속이 바로 파리협정이다. 발효 시점은 지난해 11월이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는 2025년까지 온실기체를 2005년 대비 26~28% 수준으로 감축하고, 2020년까지 30억 달러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이유는 ‘러스트 벨트’ 부흥을 위해서였다. 러스트 벨트는 한때 제조업으로 부흥했지만 지금은 몰락한 미국 북부 및 중서부 공업지대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밀집한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서유럽 정상들에게 재협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지구온난화 음모론자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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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