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원더우먼’의 상영을 금지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1일 “레바논 내부부가 영화 개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안보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원더우먼’에 대해 상영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은 이스라엘산 물품 수입을 금지하고 국민 간 접촉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 갤 가돗(29)이 이스라엘 국적인 점, 이스라엘군으로 복무하고 옹호한 점 등이 재조명돼 상영 금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갤 가돗은 2004년 미스 이스라엘 선발대회에서 우승했으며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2년간의 복무했다. 2014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페이스북에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갤 가돗 주연의 영화 개봉 소식이 알려지자 레바논에서는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 대이스라엘 교역 금지 업무를 담당하는 경제무역부에서 영화 상영 금지를 공식 건의했다.
반발 의견도 있다.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가돗이 원더우먼으로 등장한 2016년작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미 레바논에서 상영됐다. 당시 경제무역부는 같은 이유로 상영 금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