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3명 중 1명은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입력 2017-06-03 08:30
사진=뉴시스

소방관 3명 중 1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S)’을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악몽이나 환각, 불면 등의 정신적 증상을 말한다. 트라우마로 불린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불안스트레스과 심민영·이정현 박사팀은 지난 1일 소방관 212명(평균 나이 41.4세)을 대상으로 업무 중 겪은 트라우마 증상을 조사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트라우마 스트레스 저널(Journal of Traumatic Stress)’ 최근호에 실렸다.

출처= 플레이한국

논문에서 조사 대상 소방관이 겪은 트라우마는 1인당 평균 6.36건이다. 이들의 평균 근무경력이 평균 14년인 점을 고려했을 때 2년마다 한 번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방관들의 트라우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는 등 간접적인 트라우마가 92%로 가장 많았다. 업무 중 부상이나 위협 등 직접적인 트라우마는 70.8%였다. 동료의 사망이나 자살, 심각한 부상 등의 증세는 56.6%였다.

사건에 관련된 정신적 충격은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 사건이 총 10점에서 7.47점으로 가장 높았다. 간접적 트라우마 6.08점, 직접적 트라우마 4.47점 순이었다.

 경험한 트라우마가 많거나 충격의 정도가 클수록 PTSS 증상의 정도가 심해진다. 조사한 소방관 3명 중 1명꼴인 34.4%(73명)가 트라우마를 겪은 뒤 PTSS 증상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트라우마가 6개 이상으로 많은 소방관일 경우 4개 이하인 소방관군보다 유의하게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한 것으로 평가했다.

심민영 박사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경험 빈도와 충격도를 모두 고려했을 때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와 간접적 트라우마 사건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발현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방관들의 심리지원도 경험한 사건이 주는 영향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