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3명 중 1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S)’을 보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악몽이나 환각, 불면 등의 정신적 증상을 말한다. 트라우마로 불린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불안스트레스과 심민영·이정현 박사팀은 지난 1일 소방관 212명(평균 나이 41.4세)을 대상으로 업무 중 겪은 트라우마 증상을 조사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트라우마 스트레스 저널(Journal of Traumatic Stress)’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에서 조사 대상 소방관이 겪은 트라우마는 1인당 평균 6.36건이다. 이들의 평균 근무경력이 평균 14년인 점을 고려했을 때 2년마다 한 번씩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방관들의 트라우마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는 등 간접적인 트라우마가 92%로 가장 많았다. 업무 중 부상이나 위협 등 직접적인 트라우마는 70.8%였다. 동료의 사망이나 자살, 심각한 부상 등의 증세는 56.6%였다.
사건에 관련된 정신적 충격은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 사건이 총 10점에서 7.47점으로 가장 높았다. 간접적 트라우마 6.08점, 직접적 트라우마 4.47점 순이었다.
경험한 트라우마가 많거나 충격의 정도가 클수록 PTSS 증상의 정도가 심해진다. 조사한 소방관 3명 중 1명꼴인 34.4%(73명)가 트라우마를 겪은 뒤 PTSS 증상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트라우마가 6개 이상으로 많은 소방관일 경우 4개 이하인 소방관군보다 유의하게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심한 것으로 평가했다.
심민영 박사는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경험 빈도와 충격도를 모두 고려했을 때 동료와 관련된 트라우마와 간접적 트라우마 사건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발현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방관들의 심리지원도 경험한 사건이 주는 영향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