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신작 ‘옥자’ 극장 개봉을 둘러싼 넷플릭스와 국내 극장사들간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넥플릭스는 오는 29일 자사 플랫폼과 극장 스크린을 통해 ‘옥자’를 동시 공개하겠다는 일방적 입장을 표명한 상황. 국내 극장사들은 “넷플릭스 측의 동시개봉 계획은 사전협의된 내용이 아니다. 이는 국내 영화 유통 시스템에 어긋난 처사”라며 등을 돌렸다.
통상적으로 국내 개봉 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먼저 일정 기간 상영된 이후 IPTV 등 여타 플랫폼에 풀리게 된다. 그러나 넷플릭스 측은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극장 동시개봉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국내 극장사 측은 “(동시개봉은) 한국 내 극장의 순환 시스템, 즉 생태계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일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GV의 한 관계자는 “아직 ‘옥자’ 상영 불가 결정이 내려진 상태는 아니다. 협상의 여지가 존재한다”면서도 “동시상영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극장 상영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측도 비슷한 입장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배급사와 계속해서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동시개봉에 부정적인 건 사실”이라며 “이는 ‘옥자’ 한 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내 영화시장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옥자’는 넷플릭스에서 제작비 전액(약 560억원)을 투자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당초 넥플릭스를 통해서만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국내 관객의 편의를 고려해 극장 상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극장 상영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현재로선 초반 논의됐던 대로 극장 개봉을 먼저 한 뒤 시간 차를 두고 넷플릭스에 공개하는 방안이 최선의 해결책이 될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옥자’의 국내 극장 배급을 맡은 배급사 NEW 측은 “개봉 때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논의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보다 많은 관객이 극장에서 ‘옥자’를 즐길 수 있도록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