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 놓인 저격수… 김상조, 청문회서 말한 ‘3대 의혹’

입력 2017-06-02 16:51 수정 2017-06-02 17:24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은 위장전입, 부인 특혜 취업, 아들 병역 혜택 등 3건의 의혹으로 압축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의혹들에 대한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부인의 취업 과정은 가장 먼저 언급됐다. 부인 조모씨의 2013년 서울의 한 공립고교 영어회화 강사 취업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 의혹의 요지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이 의혹을 시작으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무자격자가 5년 동안 공공기관에 불법으로 취업한 특혜 사건이다. 채용 기준 토익점수가 901점 이상이었지만 부인은 900점으로 합격했다. 0.00001점만 부족해도 탈락하는 것이 서류 전형”이라며 조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아내 문제로 논란을 일으켜 송구하다”고 사과한 뒤 “2013년 취업에서 경쟁자가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 취업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 시험에 합격해 초등학교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자격을 갖췄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대 쟁점사안은 위장전입 의혹이었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서 두 차례 주소지를 옮긴 김 후보자의 전입신고 기록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정거래위원장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부인의 지방 전근, 해외 연수에 따른 우편물 수령 등의 문제로 해명했지만, 청문위원들은 공세의 수위를 늦추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김 후보의 능력과 전문성 인정하기 때문에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장인 장모가 전입과 전출한 2002~2005년은 은마아파트(서울 강남구) 재개발 광풍이 불었을 때다. 당시 은마아파트로 위장전입을 했던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며 김 후보자의 해명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재벌저격수’라면서 은마아파트로 전입한 점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는다”고 운을 뗀 뒤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던 부인 조씨의 대장암 투병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영국 안식년을 마친 뒤 아내가 거리에서 쓰러졌다. 대장암 2기였다. 수술을 받고 1년 동안 치료해도 생존율이 적다고 했다. 강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곳으로 이사를 갔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내의 치료였다”며 “위장전입으로 여겨지는 점이 안타깝다. 불행하게 전세계약서를 보관하지 않았다. 다만 관리비 납부 계좌 기록이 있어 확인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문을 전달한 뒤 돌아서고 있다. 그 뒤로 야당 측 청문위원들이 앉아 있다. 윤성호 기자

오후 2시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선 아들의 병역 혜택 의혹도 거론됐다. 아들이 소총병에 배치된 지 4개월 만에 근무병으로 보직이 변경됐고, 전역을 5개월 앞두고 매달 5~9일씩 휴가를 받았다는 주장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나왔다.

김 후보자가 이 의혹을 먼저 언급했다.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지 않았다”는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의 항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였다. 다만 김 후보자는 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만 앞세웠을 뿐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못했다. 그는 “아들의 병역 관련 자료는 병무청으로부터 받을 수가 없다. 제 입장에선 (의원들처럼) 국방부 자료를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철오 김판 기자, 사진=윤성호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