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손혜원 '문자폭탄' 설전…"협박범죄" vs "성찰부터"

입력 2017-06-02 14:52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차례로 출연해 '문자폭탄'을 놓고 정반대 주장을 폈다. 이 의원이 조직적 문자폭탄을 '범죄 행위'로 규정한 반면, 손 의원은 정치인의 자기 성찰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언주 의원은 "조직적으로 문자폭탄 보내 괴롭혀서 압박을 넣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욕설과 비하, 협박까지 이루어지는 것은 명백하게 형사범죄"라며 "특히 가족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받은 문자의 80~90%는 그런 문제가 있는 내용이었다. '빨리 통과시켜라, 이 XX야' 같은 건 약과였다"고 덧붙였다.

손혜원 의원은 "조직적으로 짜고 보내는 문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대중이 칭찬하고 또는 화를 내는 행동을 할 때는 어떤 연유가 있다.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나도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사이트에서 이상한 말을 만들어내 130명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문제가 있으면 그렇게 조용히 대응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언주 손혜원 의원의 주요 발언

◆ 이언주
"이틀 사이에 1만통 문자메시지를 받고 휴대전화번호를 바꿨다. 업무를 할 수가 없었다. '민원용 폰'을 하나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순수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문자에는 시간 날 때 답변까지 해드릴 때도 있다. 그런 게 아니고 조직적으로 문자폭탄 보내 괴롭혀서 압박을 넣자, 이런 것은 저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욕설과 비하, 협박까지 이루어지는 것은 명백하게 형사범죄다.

특히 여성 의원들한테 성적 비하 내용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 또 가장 심각한 건 가족에 대해 협박하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어떻게 하겠다는 식으로. 당연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냐면, 조직적으로 계속 행해지게 되면 자기검열을 하게 만든다. 국회의 견제 기능이 부실해지는 것이다.

(받은 문자메시지를) 대략 분류해봤는데, 극히 일부만 정상적인 반대의견이었다. 욕설의 정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예를 들면 '빨리 통과시켜라, 이 XX야' 같은 식이다. 이런 건 약과고, 가장 힘든 게 가족에 대한 협박이었다.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80~90%는 문제가 있는 문자였다."

◆ 손혜원

"조직적으로 짜고서 이렇게 보내자 해서 그런 문자들을 보내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마케팅을 오랫동안 했던 사람으로서 대중이 칭찬하고 또는 화를 내는 행동을 할 때는 어떤 기본, 연유가 있다.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왜 나한테 이 시기에 이렇게 한꺼번에 문자가 몰려올까. 그걸 생각을 해 봐야 한다. 

그 안에 칭찬도 있고 욕도 있고 심한 말도 있고 협박도 있고 하겠지만 왜 이 시간에 나한테 이렇게 문자가 몰리는가를 생각해보고 그 이유에 대해서 본인이 반성을 해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도 납득이 되지 않고 너무 분하기만 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 자기성찰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가족 협박 같은 문자는 골라서 법적 조치를 하든지 해야 할 거다. 그러나 한 정치인을 질책하는 문자들에 대해서 한꺼번에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저는 어떤 특정 어떤 사이트에서 거짓으로 사실이 아닌 얘기를 가지고 이상한 얘기를 꾸며내고 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 퍼졌다. 아마 이언주 의원은 그 정도 문자를 받지 않았을 거다. 문자는 아니지만 입에 담을 수 없는 그런 내용들을 퍼뜨렸다. 일베 사이트인데, 제가 130명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그렇게 조용히 할 일을 하면 되는 거다. 칭찬하거나 후원금 보내주시는 분들한테는 고맙다고 하면 되고,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들은 그냥 조용히 법적 조치하면 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