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드라마 작가가 2004년 방송된 '파리의 연인' 결말에 대해 13년 만에 입을 열었다. 김은숙 작가는 2일 일간스포츠 인터뷰에서 "지금도 반성하고 있다"며 "저 혼자 재미있었다"고 시청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 작가는 "그 때는 그 엔딩이 보너스 트랙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모든 것이 허구인 설정으로 끝을 맺는 '파리의 연인'은 네티즌 사이에서 '최악의 결말' '허무한 결말'이라며 아직까지 회자된다.
김 작가는 반성하게 된 계기가 과거 크리스마스에 봤던 영화였다고 했다. 그는 "사슴을 보며 루돌프라고 여긴 소녀에 대한 영화였는데, 결말이 충격적이었다. 그 순간 실망감과 함께 깨달았다. '보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결말을 담으면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그 영화를 보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후회했다. 그리고 '파리의 연인' 때 내가 한 짓이 뭔지 알았다"고 덧붙였다.
자기 반성도 이어갔다. 김 작가는 "시청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본은 나쁜 대본이란 걸 깨달았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재미있어야 한다. 저 혼자 재미있으려면 일기를 써야 한다"고 '셀프 디스'도 서슴지 않았다.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 하고 욕을 들으면 그건 잘못"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재벌2세 한기주(박신양)와 평범한 여자 강태영(김정은)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당시 시청률 50%를 넘기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마지막 회에서 모든 이야기가 강태영의 시나리오였던 것으로 결말을 맺으며 시청자들에게 반발을 샀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