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사드 2기는 영상까지 공개, 4기는 비공개… 앞뒤 안맞아"

입력 2017-06-02 13:06 수정 2017-06-02 13:07
한미 정상회담과 사드 문제등을 협의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출국하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국방부의 사드(THAAD) 보고 누락과 관련해 "대선 막판에 발사대 2기를 들여올 땐 한밤중에 생중계하듯 영상까지 공개해놓고, 이후 4기 반입은 보안사항이라며 비공개로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정 실장은 2일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오랫동안 보고 안 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다음은 정의용 실장 일문일답

- 사드 문제가 불거졌는데.

"우리의 사드 관련 경위 조사에 관해서는 그 배경을 미측에 충분히 설명했다. 주한 미국대사관 통해 외교부가 했다. 한미연합사령관에게는 국방부 제2차관이 했다. 미국 측에서도 이것은 우리 내부 문제이고, 한미동맹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여기 와서 만날 때 크게 거론될 것 같진 않다."

-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사드 예산 철회를 언급했는데.

"나도 면담에 배석했다. 그렇게 얘기하지 않고, 최근 의회에서 사드 예산 관련 논의가 있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반대여론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대통령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답변했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과는 달리 절차적 문제, 민주적 정당성 투명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어 해소해야겠다.
또 사드 배치와 관련해 주변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강하다고 했다. 그 과정을 소상히 설명했다. 더빈 의원은 자기도 환경영향평가는 철저히 법적 절차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다. 한국 국민들이 국회 통해 결정한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면담 분위기가 좋았다."

- 한민구 국방장관이 보고 누락 문제로 조사를 받았는데.

"그 문제는 조사중이니, 내가 여기서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국민소통수석이 설명한 이상 말하긴 그렇다. 다만 3월 9일 발사대 2기 들어올 때는 반입장면 영상까지 보여주며 공개하고, 나머지 4기가 들어온 것은 보안사항이라고 공개안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그런 사실을 차기 정부에 빨리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중요한 보고를 고의건 실수건 누락한 것은 크게 잘못됐다. 이런 일이 절대 되풀이돼선 안된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반드시 시정해야겠다."

- 사드 보안 유지는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럼 왜 실전배치 2기는 한밤에 영상까지 공표했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공개돼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정부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발사대 4기 들어온 시점은 대선 마지막 단계이고,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 한 분이 사드 배치 문제는 차기 정부로 넘기라고 강조하는 시점에서 그런 식으로 들여와 놓고, 그 분이 대통령 됐는데 들여왔다는 보고를 그렇게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 4기는 당연히 들어와 있다고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

"그렇게 볼 수 없는 문제다. 한 세트로 돼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나를 포함해 대부분 국민은 6기 중 2기만 실전배치되고, 나머지 4기는 추후에 반입될 거라고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
- 실장님은 언제 4기 반입 처음 알았나.

"26일 밤 국방부 보고를 받고난 다음, 제1차관이 추가 파악해서 27일 오전에 저한테 보고했다. 그래서 27일 오전 처음 파악하고 상당히 놀랐다. 이런 내용이 보고서 포함 안됐다는 것 굉장히 놀랐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