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CGV가 1일 봉준호 감독의 화제작 '옥자'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GV는 "극장 개봉을 먼저 한 뒤 시차를 두고 온라인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상영하지 않겠다는 것이 내부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영화 '옥자'는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약 600억원을 투자해 만든 영화다. 앞서 넷플릭스와 국내 영화 배급사 뉴(NEW)는 오는 29일 전 세계 190개국에서 '옥자'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미국·영국·한국에서는 극장 동시개봉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CGV 관계자는 “극장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개봉일자를 정하고, 넷플릭스와 영화관에서 동시개봉을 추진하는 것은 국내 영화산업 시스템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넷플릭스가 국내 영화 유통 생태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화 업계는 기본적인 생태계가 있다. 보통 영화관에서 상영을 한 뒤 IPTV에서 상영을 하는 체계가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극장용 영화들은 극장 개봉 뒤 2~3주가 지나고 IPTV로 서비스를 해왔다.
이어 관계자는 "IPTV가 먼저 풀리게 되면, 불법 파일이 풀릴 우려도가 크다. 일방적인 동시 상영의 전례는 없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CGV 관계자는"한국에서 극장과 넷플릭스 동시개봉을 추진하는 것은 자사 플랫폼으로 한국 고객들을 끌어들이려고 '옥자'를 이용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 수는 5만~8만에 그친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은 최종결정을 유보한 채 '옥자'의 개봉 여부를 검토 중이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화 개봉 일주일 전쯤에 개봉 여부와 상영관이 결정된다.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고 전했다.
CGV 상영거부 선언에도 넷플릭스는 29일 동시개봉이라는 기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