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의 카지노호텔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4명이 숨졌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한국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 및 폭발은 2일(현지시간) 새벽 '리조트 월드 마닐라'에서 발생했다. 복면을 쓴 남성이 호텔 카지노에 들이닥쳐 총을 난사하고 불을 지른뒤 1억1300만 페소(약 25억5000만원)어치의 카지노 칩을 챙겨 달아났다. 일부 매체는 그가 훔친 카지노 칩이 100만 페소(약 2252만원) 상당이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불길이 번져 유독가스가 확산됐고, 사망자 상당수는 질식사했다고 마닐라 경찰은 밝혔다. 범인은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분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닐라 경찰청장은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리조트월드 5층에서 자신의 총을 소지한 채 숨져있는 것이 발견됐다"며 "명백한 자살로 보인다"고 밝혔다.
필리핀 언론 래플러에 따르면 미국의 테러 감시단체 시테(SITE)는 이를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필리핀 경찰은 단순 강도라고 보고 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확신하기에는 이르지만 IS의 테러는 아니다"며 "IS의 짓이라면 사람들을 총으로 쏘고, 폭탄을 터뜨렸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IS 추종 단체와의 교전을 이유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테러 활동이 잦아지지 않으면 필리핀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