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탈퇴 선언한 '파리협정'이 뭐기에… 전 세계 '멘붕'

입력 2017-06-02 09:46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의 한 화력발전소에서 연기가 자욱하게 나오는 모습.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을 지우는 파리기후변화협정(파리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파기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미국은 파리협정의 전면적 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파리협정은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며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또 "나는 파리가 아니라 피츠버그 시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 선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미국과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더 좋은 조건의 새 협정을 추진하겠다면서 세계의 모든 나라가 부담과 책임을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리협정보다 나은 정책'을 찾기 위해 민주당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전제한 뒤 "공정한 협정이 만들어지면 정말 좋겠지만 안 돼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파리협정이 중국과 인도에 엄격하지 않다"며 미국에 불합리한 협정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협정 탈퇴 선언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비준한 지 9개월 만이다.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파리협정은 사실상 존폐 갈림길에 서게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미래를 거부한 극소수 국가에 합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국제협약이다.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것으로 2015년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195개국의 합의로 채택됐다.

교토의정서에서는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었지만 파리 협정에서는 참여하는 195개국 모두가 감축 목표를 지켜야 한다. 195개국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시리아, 니카라과에 이어 이 협약에 불참하는 세 번째 나라가 됐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