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세계 2위 탄소배출국인 미국이 1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 협약에 불참하는 나라는 니카라과, 시리아에 이어 미국이 세 번째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권 때인 지난해 9월 협정을 비준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오후 3시(한국시간 2일 오전 4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미국에 손해를 가져다주는 파리협정의 이행을 전면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나는 (미국) 피츠버그를 대변하는 시민이지 (프랑스) 파리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면서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협정에서 탈퇴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발표는 예견된 일이었다. 이미 지난해 대선 기간 때부터 기후협정 폐기를 여러 차례 공약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전 세계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탈퇴 방침을 통보하면서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외국 정상들은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공정한 협정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안돼도 상관없다”면서 재협상 자체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을 대체하기 위한 협약이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11월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195개국의 합의로 마련돼 발효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