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헬기 투입해 잔불 정리…축구장 3배 면적 잿더미

입력 2017-06-02 07:47 수정 2017-06-02 07:49

지난 1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에서 발생한 불이 축구장 면적의 2.7배를 태운 뒤 5시간여만에 잡혔다.

2일 소방당국과 산림당국에 따르면 수락산 불은 전날 오후 9시7분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13~14단지 뒤 귀인봉 밑 5부 능선에서 시작됐다.

초속 4~5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불이 수 백m 길이의 띠를 그리며 정상 부근까지 옮겨 붙었다.

소방당국은 오후 9시11분쯤 현장에 도착해 진화하다 불길이 확산하자 오후 11시30분쯤 소방본부장이 지휘하는 비상대응2단계를 발령했고, 소방차량 48대와 인력 2257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군부대 인력(51명)까지 동원됐다.


하지만 야간인데다 강한 바람이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정을 넘어 바람이 잦아들면서 확산세가 다소 꺾였고, 오후 2시25분쯤 초진됐다. 지금은 잔불정리를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번 불로 산림 1만9800㎡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파악했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2.7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앞서 국민안전처는 전날 오후 9시30분쯤 '노원구 상계동 한신아파트 인근 수락산 산불 발생. 야간 등산객, 인근 주민은 안전에 유의하세요'라는 긴급 재난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도 ‘동이로 242길 노원구 상계동 인근 지역 교통이 화재진압 작업으로 혼잡하니 우회해달라'는 안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화재현장을 찾아 “철저히 진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인근 현대아파트와 한신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밤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두 아파트 단지 모두 등산로 입구와 200m 가량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와 삼삼오오 모여 산불 진화 상황을 살펴봤다

산불로 인한 연기와 타는 냄새가 중계동 하계동 등 인근 지역까지 번지면서 신고 전화도 빗발쳤다.

아직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헬기 투입과 함께 낙엽을 뒤져가며 혹시라도 남아있을 잔불을 제거하는 중"이라면서 "완전 진화 후 경찰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