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홍보모델 “생리 중이라 해고당했다” 고발

입력 2017-06-02 00:01
BBC 웹사이트 캡처


한 모델이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현대차 법인을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고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모델 레이첼 리케르트(27)는 지난 4월 열린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현대차 홍보모델로 일하던 중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해고당했다면서 지난달 30일 EEOC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리케르트는 오토쇼 공식 행사 하루 전인 13일 프레스데이 행사 때 화장실에 갈 시간이라고 밝혔으나 “너무 바쁜 시간”이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그는 제때에 탐폰을 갈지 못해 속옷과 타이즈를 갈아입어야 했다.

리케르트는 모델 에이전시 대변인인 에리카 사이프리드에게 이런 사실을 알렸고, 이후 사이프리드에게서 현대차 측이 그가 하룻밤 쉬기를 원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시간제로 임금을 받는 리케르트는 이 제안을 거부하고 다음날인 14일 평소대로 출근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15일 리케르트는 사이프리드로부터 현대차가 자신을 해고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현대차가 그가 생리중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사유였다.

리케르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당황했다”며 “너무 속상해서 울기 시작했다. 이 모터쇼에 서기 위해 다른 기회들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케르트는 차별을 이유로 현대차와 모델 에이전시를 EEOC에 고발했다.

50개 넘는 무대에 선 경력이 있는 리케르트는 현대차가 여성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생리를 이유로 특별한 대우를 바란 것도 아니다. 인간으로서 대우받길 원했고, 화장실에 가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EEOC로부터 관련 사건 서류를 받지 못했다며 충분히 조사한 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