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337명을 태우고 호주 멜버른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정신질환을 앓는 한 승객의 허위 폭발물 폭파 위협으로 호주로 회항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25살의 스리랑카 남성으로 31일 멜버른의 한 정신병원에서 퇴원해 이날 밤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는 이륙 후 10분 만에 한 손에 전자 장비를 든 채 조종실로 접근하면서 "폭발물을 갖고 있다. 비행기를 폭파 시키겠다"고 협박했다.
범인은 그러나 다른 승객들에 의해 제압됐고 항공기는 이륙 30분 만에 다시 멜버른에 착륙했다. 범인은 멜버른 착륙 후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당국은 범인이 갖고 있던 전자장비는 앰프 같은 증폭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승객 앤드루 리언셀리는 휴대용 뮤직플레이어였다고 말했다.
리언셀리는 호주 ABC 방송에 "범인은 '비행기를 폭파 시키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매우 흥분한 상태로 보였다"며 "2∼3명의 용감한 호주 청년들이 범인을 제압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색 결과 기내에 추가로 설치된 폭발물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항공기는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출발했다.
범인은 호주에서 요리사가 되기 위해 요리학원에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항공기를 위험에 빠뜨리고 허위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