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성 코미디언 겸 방송인 캐시 그리핀이 참수돼 피가 떨어지는 것처럼 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얼굴 모형을 들고 사진을 찍어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거세지자 CNN 방송은 그리핀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그리핀은 트위터에 “조롱 대마왕을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는 글과 함께 참수된 듯 피 흘리는 트럼프 대통령 머리 모형을 들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충격적인 사진을 주로 찍어온 사진작가 타일러 실드가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 게시되자 논란이 일었다. 대다수 미국 네티즌은 “사진이 너무 끔찍하고 도가 지나쳤다”고 반응했다.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밋 롬니와 힐러리 클린턴 전 대선후보의 딸 첼시 클린턴도 “혐오스럽고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SNS를 통해 “이런 사진은 역겨울 뿐 놀랍지도 않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I am sorry. I went too far. I was wrong.
— Kathy Griffin (@kathygriffin)
비난이 빗발치자 그리핀은 사진을 삭제한 뒤 30초짜리 영상을 올려 “내가 실수했다”며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나는 조롱받고 있는 수장을 조롱하려 했을 뿐”이라며 “나의 팬이든 누구든 이 때문에 공격받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진작가 실드는 “그린핀과 나는 이 사진이 잡음을 일으키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31일 성명을 통해 “그린핀이 한 짓은 역겹고 모역적”이라며 “파문을 일으킨 그린핀과 계약을 해지 했다”고 밝혔다. 그리핀과 함께 방송을 진행해온 CNN의 간판 진행자 앤더슨 쿠퍼는 “캐시 그리핀이 올린 사진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경호국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 사진에 주목하고 있으며 우리의 경호 대상자(대통령)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경호와 조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