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방송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기획부동산 매입 의혹’ 보도에 거꾸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에서 부동산 투기용 건물로 지목한 ‘컨테이너’가 강 후보자 남편이 실제로 거주한 ‘컨테이너 하우스’였다는 이유에서다. 네티즌들은 보도 화면에 현장 사진이 아닌 포털사이트 다음 로드뷰 사진이 쓰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JTBC는 지난 31일 강 후보자의 두 딸이 소유하고 있는 경남 거제시 땅이 기획부동산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JTBC는 “산을 깎아 만든 땅에 컨테이너 2동만 올라서 있다. 이 건물로 임야였던 땅이 대지로 변경됐다”며 “땅에 건물을 짓고 임야에서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가 높아졌고, 이를 4개로 나눠 분할 매매했다는 점이 기획부동산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강 후보자 남편인 이일병 교수의 블로그를 근거로 “컨테이너 하우스는 실제 강 후보자의 남편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10년 넘게 운영해온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자주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거제 생활과 귀어 귀촌’ ‘거제 컨테이너 하우스’라는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1일 현재 블로그는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지난달 15일에 올라온 글에서도 이 교수는 컨테이너 하우스를 ‘집’이라고 표현했다.
해당 컨테이너 하우스를 만든 A업체 사이트에는 당시 건축 과정이 상세히 공개돼 있다. A업체 대표는 JTBC 보도 후 “2억원 이상 들이고 집주인의 설계로 거제시 명소가 된 2층 50평 주택을 형질변경용 컨테이너로 규정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다음 로드뷰 이미지가 쓰인 점도 지적됐다. 현장 확인 및 촬영 대신 2016년 1월 촬영된 로드뷰 화면을 제시하며 ‘컨테이너’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김무성 ‘노룩 패스’에 이은 ‘노룩 취재’가 아니냐”고 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JTBC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시세차익 등을 의도한 투기목적의 구매가 아니다”라며 “강 후보자는 당시 유엔 근무중으로 토지구매와 주택건축에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후보자가 구매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