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연평, 백령, 대청도 등 서해5도의 강수량은 약 60㎜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육지에서 가까운 북도, 덕적, 자월, 영흥도 지역도 극심한 수원 고갈로 고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 생활용수다. 소연평도, 소청도 등 옹진군의 유인도서 중 절반이 넘는 총14개 섬은 이미 4월부터 제한급수를 시행해왔다.
특히 소연평도의 상황이 가장 극심하여 주민들은 조리와 세수하는 것조차 불편을 겪고 있다. 빨래는 대연평도와 인천에 내보내서 해결하고, 생리현상은 야산에서 해결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옹진군에서는 3월부터 인천에서 생수 및 식수 탱크로리를 소연평도, 소청도, 대청도 등에 운반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해군2함대에서도 소연평도 섬주민들을 위해 식수 탱크로리 운반에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한시적 비상대책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모내기 등 농업용수 확보에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옹진군 집계 결과 관내 총11.1㏊의 논들은 물이 없어 아예 모를 내지 못했다. 북도면 모도리, 대연평도 대진동, 백령도 중화동과 자월도, 승봉도, 영흥도의 일부 지역이 해당지역이다.
모를 낸 농가 역시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더 이상 논에 추가로 댈 물이 없는 상황에서, 논바닥에서는 벌써 바닷물 염기까지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종도 119 인천공항소방대는 북도면 모도리에 소방 살수차를 들여보내 다급한 농민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옹진군에서는 올해 봄철을 대비해 본예산과 1회 추경을 통해 ‘농업관정의 개발·보수’, ‘배수로 준설·정비’, ‘저류지 조성’ 등에 총 6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상수도의 경우 광역시 담당사무이지만 시급성이 인정된 지역에 ‘식수용 관정 개발 및 수도시설 정비’에 3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2회 추경 일정을 1개월 앞당겨 1일 정례회에 상정했으며, 추경안에는 ‘소연평 식수 탱크로리 운반비’ 1억원, ‘상수도 관로 설치’1억2000만원, ‘농업관정 개발·보수’ 4억4000만원, ‘소류지 및 농업물탱크 설치’ 7000만원 등 총 7억3000만원의 가뭄 관련예산을 긴급 편성했다.
이와 별도로 옹진군은 국민안전처에 ‘상수도 관정 설치 및 식수 운반비’ 4억원, ‘농업용 관정의 설치·정비’ 13억5000만원, ‘저수지 및 농배수로 준설’ 14억5000만원 등 총 32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요청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점점 악화되는 기후 이변과 이로인한 봄가뭄 극복을 위해서 가뭄대책을 새로운 주요 국정과제로 다뤄야 한다”며 “해수담수화 시설의 확대와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저류지 신설 등 식수 및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재정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