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던 어머니를 살해·암매장한 50대 아들이 자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채모(55)씨를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채 씨는 지난해 3월 13일 오전 4시쯤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자택에서 치매를 앓던 어머니 장모(당시 78·여)씨의 얼굴 부위를 베개로 눌러 살해하고 현관 옆 계단에 벽돌과 시멘트를 이용해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장소는 당시 채 씨가 어머니와 함께 세들어 살던 집이었다. 다른 형제 없이 채 씨가 홀로 어머니를 모셔오다 범행 두 달 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 장 씨가 숨진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고시원 등을 전전하던 채 씨는 범행 후 1년 2개월이 지난 올해 5월 29일 오전 6시30분쯤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 의사를 밝혔다.
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매를 앓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어머니를 수발하기가 힘들어 술을 마신 뒤 범행했다"며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채 씨의 자수 직후 장 씨의 시신을 발굴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를 했다. 부검 결과는 2~3주 뒤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구속된 채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더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