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씨는 딸 정유라(21)씨를 태운 국적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할 무렵 이화여대 입학 학사비리 혐의로 징역 7년 중형을 구형받았다.
최씨는 딸의 송환 소식을 접한 뒤 “참담하다”는 심경을 토로하며 격한 표현을 쏟아냈다. 지난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삼성 뇌물수수 사건 재판 도중 “유연이(정유라)는 삼성 말 한 번 잘못 빌려 탔다가 완전히 XX이 됐고 승마협회에서도 쫓겨났다”고 억울해했다. 검찰을 향해서도 “딸한테도 책상을 쳐가면서 협박할 거냐”고 따졌다.
정씨가 송환돼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최씨가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정씨를 태운 국적기는 도착 예정시각보다 20분 이른 오후 2시4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일반 승객이 모두 내린 뒤 모습을 드러낸 정씨는 국정농단 사태와 삼성의 지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어머니 최씨가 시키는 대로 했을뿐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정씨의 이러한 답변은 검찰 수사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씨는 삼성그룹의 특별 지원에 대해 묻자 “딱히 그렇게 생각을 안 했는데 돌이켜보니 잘 모르겠다. 어머니한테 들은 게 있는데 삼성이 승마지원을 하는데 6명 중 (본인이) 한 명이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이대 입학비리와 출석 등 학사 특혜에 대해서는 “학교를 안 나갔기 때문에 입학 취소는 당연히 인정한다”며 “전공이 뭔지도 모르고 한 번도 대학에 가고 싶었던 적이 없었고 입학 취소에 관해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하다”고 몸을 낮췄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서는 “어머니와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른다. 조금 억울하다”며 “제가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아는 사실이 없어서 퍼즐 맞추고 있는데도 잘 연결되는 게 없을 때도 있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